학교 정부회장 토론회를 TV 방송처럼: 2주간의 준비 과정

2025. 7. 11. 08:38·dev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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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40대 정부회장 후보 정책 토론회 중계 준비 기록

개요

2025년 6월 11일에 진행된 제40대 정부회장 후보 정책 토론회의 방송을 담당했다. 작년과 달리 충분한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여러 기술적 개선사항을 적용해볼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준비 과정에서 시도한 것들과 실제 방송에서 겪었던 문제점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작년을 돌아보며

작년 토론회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때는 방송부원들 중에서 유튜브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토론회 전날 밤에야 급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카메라 한 대, 사무용 컴퓨터 하나,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진행했던 그 방송은 솔직히 많이 아쉬웠다.

화면은 단조로웠고 프레임은 불안정적이었고, 음질도 좋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면 그 소리가 스피커로 나오고, 그걸 다시 카메라 마이크로 받는 방식이었으니 음질이 좋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카메라 앵글도 한정적이어서 토론의 긴장감이나 역동성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는 방송부 활동을 하면서 계속 마음 한구석에 '제대로 된 토론회 중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마침 올해는 2주 정도의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시도해볼 수 있었다.

작년 대비 개선사항

1. 카메라 구성의 대대적 변화

가장 큰 변화는 카메라 구성이었다. 작년 1대에서 4대로 늘리면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방송이 가능해졌다.

우선 하드웨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맥북 하나로 4개의 카메라 신호를 동시에 받으려면 포트가 부족했다. 그래서 썬더볼트 허브를 구입해서 포트를 확장했고, 각 카메라 신호를 받기 위한 캡처보드도 추가로 준비했다.

카메라 배치도 고민이 많았다. 토론 테이블을 중심으로 각 후보자를 개별로 잡을 수 있는 앵글, 전체를 볼 수 있는 와이드 앵글, 그리고 질문자석을 잡을 수 있는 앵글까지 고려해서 위치를 정했다. 리허설을 몇 번 해보면서 최적의 배치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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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가 늘어나면서 할 수 있게 된 것들이 정말 많았다. 각 후보자별로 전용 카메라를 할당할 수 있어서 발언할 때의 표정이나 제스처를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었다. 특히 2분할 화면 구성이 가능해진 게 큰 변화였다. 한 후보자가 발언할 때 상대방의 반응도 동시에 보여줄 수 있어서 토론의 긴장감이 훨씬 생생하게 전달됐다.

주도권 토론 구간에서는 이 멀티 카메라 구성이 정말 빛을 발했다. 공격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의 표정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서 마치 TV 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진짜 방송 같았다!

2. 오디오 시스템의 혁신

두 번째 큰 변화는 마이크 시스템이었다. 기존의 핸드마이크 방식은 여러 문제가 있었다. 후보자들이 마이크를 직접 들고 있어야 해서 제스처가 제한적이었고, 스피커로 출력된 소리를 카메라 마이크로 다시 받는 방식이라 음질도 좋지 않았다. 게다가 하울링 위험도 항상 있었다.

이번에는 각 후보자에게 개별 핀마이크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러 제품을 알아보다가 앱코 핀마이크를 선택했는데, 가격 대비 성능이 좋고 안정성도 괜찮다는 리뷰들을 보고 결정했다. 4개를 주문해서 각자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핀마이크 장착 테스트 장면)

핀마이크 도입으로 얻은 효과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 우선 음질이 확연히 개선됐다. 입과 마이크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되니까 볼륨도 안정적이었고, 주변 소음도 훨씬 적게 들어왔다. 후보자들도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서 더 자연스럽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시각적으로도 훨씬 깔끔해졌다. 핸드마이크가 화면을 가리지 않으니까 후보자들의 표정과 제스처가 더 잘 보였다. 특히 클로즈업 화면에서는 그 차이가 확실히 드러났다.

3. 자동 마이크 제어 시스템 구현

핀마이크를 도입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부가 효과가 있었다. 바로 시간 제한에 따른 자동 마이크 제어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어가서, 시간이 지나도 자동으로 마이크를 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핀마이크는 OBS 믹서를 통해 개별 제어가 가능했다. 그래서 발언시 시간을 관리해줄 담당과, 패널 그리고 웹소켓을 이용한 자동 개폐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다.

4. 조명과 기타 세팅

카메라와 오디오만큼 중요한 게 조명이었다. 기존에는 홀의 기본 등에만 의존했는데, 이번에는 추가 조명 장비를 준비했다.

조명 하나로도 화면 품질이 확실히 달라졌다. 얼굴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그림자도 줄어들어서 전체적으로 훨씬 전문적인 느낌이 났다.

배경 세팅도 신경을 썼다. 토론회답게 깔끔하고 격식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배너와 테이블 세팅에도 시간을 투자했다. 작은 디테일들이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방송 중 발생한 문제점들

1. 예상치 못한 인터넷 문제

방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중에 갑자기 스트리밍이 끊어졌다. 처음에는 내 설정 문제인 줄 알고 급하게 확인해봤는데, 교내 인터넷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인터넷이 안 된다고 하더라.

그 순간 정말 당황스러웠다. 토론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방송이 나가지 않고 있었으니까. 다행히 1-2분 만에 인터넷이 복구돼서 바로 스트리밍을 재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들이 많이 이탈했을 것 같아 아쉬웠다.

이 일을 겪고 나서 백업 계획의 중요성을 느꼈다. 앞으로는 모바일 핫스팟이나 별도의 인터넷 연결을 준비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아예 녹화와 스트리밍을 병행해서 문제가 생기면 녹화분이라도 나중에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 핀마이크 채널 문제

전체 방송 중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여부회장 토론 때였다. 한 후보자의 핀마이크에서 갑자기 지지직거리는 노이즈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문제인 줄 알았는데, 계속 지속되면서 방송에서도 그 소리가 들려버렸다.

급하게 원인을 파악해보니 핀마이크 착용 과정에서 채널이 바뀌어버린 것 같았다. 리허설 때는 모든 채널이 정상 작동했는데, 본 방송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까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토론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한 후보자의 소리만 이상하게 들리고 있었으니까. 일단 침착하게 오디오 믹서를 확인하면서 각 후보자의 마이크 채널을 하나씩 바꿔가며 테스트해봤다. 다행히 몇 초 만에 정상 채널을 찾을 수 있었고, 깨끗한 소리로 복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해당 후보자가 불편했을 것 같아 정말 미안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오디오 장비에 대한 사전 체크를 더 꼼꼼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채널 고정이 제대로 됐는지 여러 번 확인하고, 백업 채널도 미리 준비해둬야겠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뉴얼도 필요할 거 같다.

3. 멀티태스킹의 어려움

4개 카메라와 여러 오디오 채널을 동시에 관리하면서 느낀 것은 멀티태스킹의 어려움이었다. 화면 전환 타이밍을 맞추고, 오디오 레벨을 확인하고, 스트리밍 상태를 모니터링...

특히 토론이 열띠게 진행될 때는 화면 전환 타이밍을 놓치기 쉬웠다. 누가 발언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급하게 카메라를 전환해야 했다. 몇 번은 전환이 늦어져서 발언 초반 부분을 놓친 적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방송 진행자와 기술 담당자를 분리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아니면 최소한 카메라 전환만이라도 담당할 보조 인력이 있으면 훨씬 수월할 것 같다.

4. 예상보다 높은 시스템 부하

맥북으로 4개 카메라를 동시에 처리하면서 스트리밍까지 하니까 시스템 부하가 예상보다 높았다. 중간중간 팬 소리가 크게 나고 발열도 심했다. 다행히 방송이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길었다면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더 높은 사양의 장비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처리 부하를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외부 캡처 장비를 사용해서 인코딩 부하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

준비 시간의 중요성

물론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만 있어도 어느 정도의 방송을 구현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2주간의 준비 기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작년의 하루 준비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특히 새로운 장비를 도입할 때는 충분한 테스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만 준비를 아무리 철저히 해도 예상치 못한 문제는 생길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백업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다.

앞으로의 개선 방향,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백업 인터넷 연결을 준비하고, 오디오 장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체크 시스템을 구축해야겠다. 특히 핀마이크 채널 문제 같은 경우를 대비해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리허설 횟수를 늘리고, 각 장비별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빠뜨리는 부분이 없도록 해야겠다. 특히 오디오 장비는 본 방송 직전까지도 여러 번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본적인 안정성이 확보되면 몇 가지 새로운 기능들도 도입해보고 싶다. 실시간 자막 시스템이나 시청자 참여 기능 같은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 화면 그래픽 요소도 추가해서 더 전문적인 느낌을 만들어보고 싶다.

다음번에는 혼자가 아닌 팀으로 진행해보고 싶다. 팀원들과 함께 역할을 나누어서 각자 전문 분야를 맡도록 하면 더 완성도 높은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정리

2주간의 준비를 통해 작년보다는 훨씬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멀티 카메라 시스템으로 시청 경험이 크게 개선됐고, 핀마이크 도입으로 음질과 후보자 편의성이 향상됐다. 자동 마이크 제어 시스템 같은 새로운 기능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조명 장비 추가로 화면 품질도 한 단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들도 경험했다. 교내 인터넷 문제로 인한 방송 중단, 핀마이크 채널 문제 등은 사전 준비만으로는 완전히 방지하기 어려운 일들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백업 계획의 중요성과 실시간 대응 능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방송은 결국 시청자와 출연자 모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화려한 기술이나 멋진 효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배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작년의 아쉬움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고, 방송부 활동을 하면서 쌓아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 토론회에서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방송을 만들어보고 싶다.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런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포스트에서 다루지 못한 자동 마이크 제어 시스템의 구현 과정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코드와 설정 방법, 그리고 시행착오 과정까지 모두 공유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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